왜 지금 공유 모빌리티의 '지역'을 봐야 하나
전동킥보드, 공유자전거, 카셰어링은 지난 몇 년간 도시 교통의 풍경을 바꿨다. 그러나 이 변화는 전국적으로 균질하게 일어나지 않았다. 서울·수도권과 광역시의 번화가에서는 앱을 켜면 반경 100m 안에 여러 대가 잡히지만, 인구 20만 미만 중소도시에서는 서비스 자체가 철수했거나 애초에 진입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공유 모빌리티는 '마지막 1km'를 메우는 교통수단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정작 대중교통 배차가 성긴 중소도시·읍면 지역에서 더 절실한 수단이 대도시에 집중되는 역설이 나타난다. 이 격차가 왜 생기고, 어떻게 인식되는지를 정책 설계 전에 읽어내는 것이 이번 분석의 목적이다.
AI 패널로 본 이용 격차의 구조
MindScope Korea는 인구 구성 비율을 반영해 설계한 1,501명 규모의 AI 패널에 공유 모빌리티 이용 경험과 인식을 물었다. 개별 수치보다 중요한 것은 어느 집단에서 격차가 갈라지는가라는 구조다. 교차분석 결과 세 개의 축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축 1 — 지역: 접근성이 곧 이용률
대도시 응답층에서 '최근 6개월 내 공유 모빌리티 이용' 경험이 두드러진 반면, 중소도시·군 지역에서는 이용 경험 자체가 얇았다. 흥미로운 지점은 이용하지 않는 이유의 성격이다. 대도시 미이용자는 '안전 우려'나 '요금'을 들었지만, 중소도시 미이용자는 압도적으로 '주변에 기기가 없다'를 꼽았다. 즉 대도시는 선택의 문제, 중소도시는 공급의 문제다.
축 2 — 세대: 편익과 불안이 엇갈린다
20~30대는 지역을 불문하고 공유 모빌리티를 일상 이동수단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강했다. 반면 50대 이상에서는 '보도 통행·주차 무질서'에 대한 불편 인식이 이용 의향을 앞질렀다. 특히 중소도시 고령층에서는 공유 모빌리티를 '내 이동 수단'이 아니라 '거리의 위험 요소'로 인식하는 경향이 관찰됐다. 세대 간 인식차가 지역 요인과 겹치며 증폭되는 구조다.
축 3 — 소득: 대체재의 유무
고소득층은 지역과 무관하게 자가용이라는 대체재가 있어 공유 모빌리티를 '보완재'로 소비했다. 반면 중·저소득층, 특히 대중교통이 부실한 중소도시의 청년·저소득층에게는 공유 모빌리티가 실질적 대체 교통수단이 될 잠재력이 컸다. 그러나 바로 이 집단에서 '주변에 기기가 없다'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가장 필요한 곳에 가장 없는 전형적 불일치다.
격차를 만드는 세 가지 힘
데이터가 가리키는 격차의 원인은 시장 논리와 정책 공백이 맞물린 결과다.
- 수익성 논리: 사업자는 회전율이 높은 고밀도 지역에 기기를 집중 배치한다. 중소도시는 재배치·충전 비용 대비 이용이 낮아 자연히 후순위가 된다.
- 인프라 공백: 자전거도로·주차 거치 공간이 부족한 지역일수록 안전 우려와 무질서 인식이 커져, 이용과 수용성이 동시에 낮아진다.
- 인식의 관성: '젊은 층의 놀이수단'이라는 프레임이 남아, 중소도시·고령층에게 실용 교통수단으로 재정의되지 못했다.
정책·사업 의사결정을 위한 제언
격차를 '시장이 알아서 메울 문제'로 두면 공백은 고착된다. AI 패널 분석이 시사하는 방향은 명확하다.
공유 모빌리티는 '있고 없고'의 문제를 넘어, 누구에게 필요한 수단이 누구에게 닿고 있는가의 문제다. 평균 이용률만 보면 격차의 방향을 놓친다. 세대·지역·소득을 교차한 인식 지형을 읽을 때 비로소, 시장이 비운 자리를 정책이 어디부터 메워야 할지가 보인다. MindScope Korea의 AI 패널은 이런 다차원 교차분석을 빠르게 설계·검증하는 도구로, 정책과 서비스가 현장에 닿기 전 그 반응을 미리 그려보는 데 활용된다.